파워 스티어링

자동차의 주행방향을 바꾸려면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한다. 스티어링 기구를 통해 앞바퀴의 각도가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방향으로 조절되어 그에 따라 주행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행 중에는 바퀴가 구르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지만, 차가 서 있거나 느린 속도로 달릴 때에는 타이어의 접지 저항 때문에 큰 힘을 주어야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다. 이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져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파워 스티어링이다. 지금은 파워 스티어링이 쓰이지 않는 차가 거의 없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파워 스티어링이 없는 저가 및 소형차도 적지 않았다.



파워 스티어링은 일반 기계 구조를 이용한 스티어링 기구에 스티어링 휠 회전을 쉽게 해 주는 보조 장치를 더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워 스티어링은 유압 장치를 이용하는 유압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전기 모터를 이용하는 전동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고 있다.

유압 파워 스티어링은 파워 스티어링(유압) 펌프, 파워 스티어링 액 탱크, 제어 밸브 및 파워 실린더, 연결 호스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엔진과 연결된 벨트로 작동하는 유압 펌프는 파워 스티어링 액에 압력을 가하고, 이때 만들어진 유압이 스티어링 휠 회전축이나 스티어링 기어에 연결된 파워 실린더로 전달되어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회전력을 키운다. 회전력을 키우는 정도는 스티어링 휠이 회전하는 정도에 따라 제어 밸브를 열거나 닫음으로써 달라진다. 일반적인 유압 파워 스티어링은 엔진 회전속도에 따라 발생하는 유압도 함께 커지는데, 이런 현상이 스티어링 휠 회전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파워 스티어링 액의 흐름을 제어하는 구조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발전된 시스템에서는 차의 주행 속도에 따라 유압의 크기를 조절해 저속주행 때에는 보조력을 키우고 고속주행 때에는 보조력을 줄이는 기능이 추가된 것도 있다. 이러한 기능은 저속주행 때에는 스티어링 휠이 가볍게 돌아가 편리하고, 고속주행 때에는 스티어링 휠이 상대적으로 무거워져 안정감을 높인다.

유압 펌프가 엔진 힘을 사용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유압 파워 스티어링은 연료소비량이 늘어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파워 스티어링을 조작할 때 파워 스티어링 펌프에 걸리는 부하가 엔진의 안정적인 작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파워 스티어링 계통이 엔진에 지나친 부하를 주지 않도록 조율하지만 연료소비 증가를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파워 스티어링 계통을 구성하는 부품이 차지하는 무게도 연비 저하에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연비와 친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요즘 흐름을 반영해 파워 스티어링은 빠르게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바뀌고 있다.

전동 파워 스티어링은 기본 개념은 유압식과 같지만, 유압 계통 대신 전기 모터로 스티어링 휠의 회전력을 키운다. 이 시스템은 센서가 감지한 스티어링 휠의 회전상태와 힘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모터가 보조할 힘의 크기를 계산하고 모터를 작동한다. 모터는 스티어링 휠 회전축이나 스티어링 기어를 필요한 만큼 움직여 운전자가 쉽게 스티어링 휠을 돌릴 수 있도록 돕는다. 엔진 힘을 직접 이용하는 유압 펌프와 각종 유압 관련 부품이 없어 유압식보다 무게가 가볍고 차지하는 공간도 작은 것이 장점이다. 이런 이유 덕분에 전동 파워 스티어링은 연료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보조력의 크기를 유압식보다 훨씬 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압식에서는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보조력 크기를 조절하기 위해 별도의 장치를 더해야 하지만, 전동식에서는 속도에 따라 모터 작동을 조절하도록 전자장치의 소프트웨어만 손질하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속도나 주행조건에 맞게 자동으로 또는 운전자 설정에 따라 보조력의 크기가 조절되는 기능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컴퓨터가 직접 모터를 작동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은 다른 장치와 결합해 자동 주차 시스템이나 각종 주행안전 시스템의 스티어링 휠 진동을 통한 경고 및 스티어링 보정에 활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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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동 파워 스티어링은 유압식과 보조력이 작용하는 느낌이 달라 인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유압식은 유압 변화에 따라 보조력이 점진적으로 변하지만, 전동식에서 보조력을 만드는 모터는 반응이 빠르고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전동식의 조향감이 운전자에게 좋지 않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이질적인 조향감이 매우 심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조율을 통해 조향감이 유압식에 가깝게 개선되는 추세다.

파워 스티어링 구조 가운데에는 유압식과 전동식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기유압식(Electro-Hydraulic)도 있다. 이 방식은 기본적으로 유압식의 구조를 사용하면서 엔진 대신 전기 모터로 유압 펌프를 구동한다. 따라서 유압식의 조향감을 살리면서도 엔진에 부하가 크게 걸리지 않아 일반 유압식보다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일반 모터 대신 서보모터를 사용해 보조력을 더 정확하게 조절하는 방식도 있다. 이 방식은 ZF의 상품명인 서보트로닉(Servotronic)으로 잘 알려졌다.

(2013-04 / Motor Magazine)

Jason Ryu

제이슨류쩜넷 운영자, 메탈헤드 류청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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